아주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 기억이 뚜렷한 시기에 처음으로 감상하게된 뮤지컬 드라큘라 후기.

 

보게된 계기는 팀내 친한 동료분이 시아준수 팬이셔서 티켓팅을 도와달라고 해주셨고, 우연찮게 좋은 자리 2석을 잡게되어 같이 관람하게 되었다. 무려 vip석~!

캐스팅 보드와 포토존


[인상 깊었던  장면]

0. 뮤지컬 무대

오랜 친구가 대학때 연극 연출쪽을 공부해서, 연극은 많이 보러 다녔었는데, 비교할만한 스케일이 아니였다.

굉장히 무대가 크고 화려했고 구조가 정말 인상적이였다.

 

기존 기둥과 벽을 활용해서 계속 다른 공간을 연출하고, 심지어 막을 내리고? 조명을 암전하고 공간을 바꾸는것과 별개로 눈앞에서 기둥이랑 벽이 움직이면서 배우들은 막 그 이동하는것마냥 보여주는데 정말 멋있었다.

무대도 높낮이가 있는게 많아서 굉장히 다채로웠다. 그리고 기존 기둥에다가도 홀로그램 같은 조명을 쏴서 다 다른 기둥인것 마냥 보여주기도 했다.

 

너무 신기해서 동료분께 뮤지컬 무대는 다 이러냐고 여쭤봤는데, 그건 아니고 드라큘라 무대 연출이 그런것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첫 관람을 정말 좋은 뮤지컬로 하게 되어서 기뻤다.

 

맨 처음 렌필드가 등장하는 정신병원 씬에서는 렌필드만 보였었는데, 2막에선가 후반부에 다시 정신병원이 나오는 씬이 있었다. 거기서 뒤에 기둥들도 비춰주는데 그 기둥에 다른 환자들이 갇혀있는게 처음으로 보였다.

아마 맨 처음 등장했던 정신병원에서 사용된 똑같은 기둥일텐데, 후반부에서는 거기에 어떻게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그리고 계속 조명으로 홀로그램을 쏘면서 같은 기둥으로 다른 공간을 연출하는게 너무 신기했다


1. 조나단이 십자가 목걸이를 팍 뜯는 장면 (Forever Young or Fresh blood..)

fresh blood로 기억했는데.. 아니였나보다. forever young인듯.. fresh blood 인가.. 뮤린이라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는데..

아무튼 조나단이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있었고, 이후 샤라큘라의 부하 3명이 조나단을 유혹할 때 목걸이 땜에 부하셋이 못 다가가는건 예상했다. 그런데 거기서 조나난이 목걸이를 뜯을줄이야..!!

그 부분은 예상하지 못 했고, 아주 단단히 유혹에 넘어가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공연이라 대놓고 표현은 못한거였겠지만, 암튼 야시꾸리하게 연출한거 같은데 넘 화끈했다.

 

2. 드라큘라가 전생을 얘기하면서 미나랑 노래부르던 장면 (She + Loving you keeps me alive)

사실 뮤지컬 관람당시에는 she 와 loving you keeps me alive가 같은 넘버..? 다른 노래라고 생각안하고 하나의 이어지는 그런 거라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얘기를 나누다보니 2장면이라고, 다른 넘버라고 설명을 해주셨다.

 

loving you keeps me alive가 젤 유명한 넘버이고,  she 같은 경우는 원래 뮤지컬에 없었는데 she라는 노래 없이 (미나와의 러브스토리를 설명하는 장면이 없다면 좀 감정이 와닿지 않는다..? 스토리가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고 준수가 의견을 내어서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 주었다고.. 들었다.

+ 만약 아니라면 정정해주세요..ㅎㅎ 근데 지금 더 찾아보니 넘버가 더 있네..

She - At Last - A Perfect Life / Loving You keeps Me Alive  순서라는데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난다.. 어렵네요..

 

그리고 she였나.. 아무튼 들으면서 너무 슬펐는데 드라큘라가 갑자기 흑화하면서 눈물이 쏙 들어갔다. 근데 뭐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데, 흑화할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샤라큘라 역시 노래 감동적으로 잘한다고 느꼈다.. 울부짖으며 아주 잘해.


3. 루시가 뱀파이어가 되고나서 그 관에서 나와가지고 흑화하고, 부하 세명이서 바닥에서 튀어나오던 장면 (노래는 기억이 안난다..)

공간활용이 아주 굳이었다. 바닥의 이음새같은게 눈에보이지도 않았고, 기억나는거는 부하 3분중에 한분이 쓰러진 일반인을 뛰어넘어서 그 뒤에있는 사람을 물라고 점프하시다가 넘어지실뻔 했다. 그래서 그걸 보느라 그 루시가 브이자로 짠 하는걸 제대로 못봐가지구.. 아쉬었다.

 

그리고 거기서 사람들 다죽이고나서 다음에 그 벤할싱 교수인가 아더 잭 걔네가 올땐 바로 묘비가 세워져있던 것. 이런 연출이 굉장히 좋았다. 티도안나고 자연스럽게 파파팝.


4. 미나가 드라큘라랑 영원한 하룻밤 보내는 장면 (Mina's Seduction)

미나가 샤라큘라의 옷을 벗기고 딱 상하구조로 주저앉아서 허벅지 쓸면서 눈을 맞추는데.. 정말.. 아찔.. 후..
뱀파이어가 약간 그런 유혹하는 이미지가 강하긴 해서 요런 씬들이 있었던거 같은데 참 좋았다.

 

5. 반헬싱, 조나단, 잭, 퀀시, 아더.. 인가 아무튼 드라큘라 죽이러 가자고 다짐하던 장면

연출이 되게 웅장하고 멋있고, 나쁜놈 잡으러가자는 그런 연출이였는데, 막 촛불 팍팍팍 순서대로 켜지고 독립투사들 처럼 나왔다. 그런데 사실 드라큘라 한명 잡으러 가자는거고, 관객입장에서는 드라큘라의 서사도 좀 이해하고 있던 터라 

그냥 어휴,, 드라큘라 죽겠구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좀 불쌍한 마음.

물론 드라큘라가 일반인을 잡아먹고 괴롭히고 그런건 나쁜짓이다..

 

6.  드라큘라가 미나에게 자기를 죽이라고 부탁하는 장면

마지막 그렇게~~~~그렇게~~ 고생해서 미나가 마음을 정했는데...!! 드라큘라 따라가기로 그랬는데..!! 왜 다시 자기가 못끌어들이겠다고.. 갑자기 반헬싱때문에 깨우쳐가지고.. 그럴거면 그냥 미리 깨우치던가.. 후.. 너무 슬펐다. 사랑하는 사람한테 어떻게 찔러달라구 막 그러지.. 그리구 어떻게 찌르지.. 결국 미나가 못찔러가지구 손잡고 이끄는데.. 어우 너무 불쌍했다. 둘 다.


[후기]

일단 어렸을때 주위에 카시오페아들이 많아서 시아준수의 가창력은 알고 있었지만, 뮤지컬로 감상하게 되어보니 또 달랐다. 뮤지컬 10년차라던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노래에 집중하다보니 얼굴 표정도 궁금해져서, vip석이지만 오페라 글라스를 왜 대여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렌필드 같은 경우 첫씬부터 아주 눈을 사로잡았는데, 초반에 렌필드 다음 바로 반헬싱의 솔로? 무대같은게 있었다. 사실 렌필드 노래 끝나고 박수를 치고 싶었는데, 바로 반헬싱 파트로 넘어가서 너무 아쉬웠다. 반헬싱은 바로 박수 막 받았는데..

렌필드역을 맡은 배우가 연기를 되게 잘한다고 생각했다. 정말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노래도 잘하고.

 

공연이 끝나고 미나역에는 조정은? 이분이 제일 유명하다고 들어서, 예전 김준수+조정은 무대를 유투브로 찾아봤다. 그런데 그 미나는 너무 파워풀하고 강인한 느낌이 많이 나서, 나는 임혜영이 연기한 미나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연약하지만 강단있는 모습이 미나에게는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위에 작성한 장면 말고도 되게 좋았던 노래들이 많은데, 뮤지컬이 공식적으론 처음이다보니 기억이 희미해지고 노래가 다 섞여서.. 전부 작성하지는 못했다. 이래서 다들 N차 관람을 찍나보다.

 

마지막으로 이때아니면 언제 사보겠나 생각해서 바로 산 굿즈ㅎㅎ 넘모 예쁘다.

Fresh Blood / Loving you keeps me alive 글라렛

 

재미있던 공연이였으며, 앞으로 종종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을 보고싶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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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 리뷰 (스포 포함)  (0) 2021.05.19

[주요 정보]

2021년 전 세계가 기다린 
어느 한국 가족의 원더풀한 이야기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
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은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한예리)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함께 살기로 하고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담은 할머니가 도착한다.

의젓한 큰딸 '앤'(노엘 케이트 조)과 장난꾸러기 막내아들 '데이빗'(앨런 김)은
여느 그랜마같지 않은 할머니가 영- 못마땅한데…

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뿌리 내리며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희망을 찾아 미국 이민을 선택한 어느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로 2020년 선댄스영화제 드라마틱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등 세 배우 뿐아니라 아역 배우까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선보이며, 리 아이작 정 감독은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올랐던 데뷔작 <문유랑가보>(2007) 이후 오랜만에 화제의 인물이 됐다. 병아리 감별사로 10년을 일하다 자기 농장을 만들기 위해 아칸소의 시골마을로 이사온 아버지, 아칸소의 황량한 삶에 지쳐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픈 어머니, 딸과 함께 살려고 미국에 온 외할머니. 영화는 어린 아들 데이빗의 시선으로 그들의 모습을 포착한다. 각자의 입장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안간힘을 썼던 사람들의 정직한 기록이다. (2020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 남동철)

-출처 daum 영화-


사실, 아카데미 수상 소식 이전에도 이미 '미나리'라는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배우가 나오기에 꼭 보고싶었던 영화였다. 개봉 직후에는 여유가 없어서 관람하지 못했다가, 마침 기회가 생겨 감상하였다.

영화 분위기 자체는 잔잔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희망을 찾아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한 가족의 삶을 그리고 있다.


[인상 깊었던  장면]

1. '제이콥'이 자기가 일하는 공장 (병아리 암수 감별이 이루어지는)에서 아들 '데이빗'에게 수컷 병아리를 폐기하면서 나오는 공장 연기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장면.

- 수컷 병아리는 맛도 없고 질겨서 쓸모가 없어 폐기된다고, 사람은? 남자는? 쓸모가 있어야 된다고 쓸모가 없으면 안된다는 식으로 어린 아들에게 설명해준다.

여기서 '제이콥'이 가장으로서의 역할과 능력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것을 대충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장면은 영화의 맨 마지막 클라이막스의 장면과도 연결된다.

 

2-1. '데이빗'의 건강검진을 대기하던 중, '제이콥'이 가족의 미래와 안정보다 자신의 농장을 선택하면서 '자식들도 아빠가 성공하는 모습을 봐야지' 라고 말하는 장면. 이때 '모니카'가 대답한다. '누구를 위해서?'

- '뭐를 위해서?' 였는지, '누구를 위해서?' 였는지 헷갈리는데, 누구를 위해서가 맞는 것 으로 기억한다. 너무 공감되었다.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농장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봐야하는것인지. 자식들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은 본인도 잘 알고 있었겠지만, 차라리 솔직하게 내가 병아리 X꼬만 쳐다보는게 지쳐서 ('제이콥'은 병아리 암수 감별사다..) 내가 하고싶었던것을 하기위해서라고 말했으면 덜 실망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2-2. '제이콥'이 '서로를 구원하기 위해서 미국으로 왔는데, 결국 아무도 구해주지 못했네' 라고 말하는 장면 

- 대사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90%정도 저런 뉘앙스였다. 그리고 '미국에서 너무 자주싸워서 '데이빗'이 약하게 태어난건가' 라고 말하던 장면도 있다.

너무 비참했다. '제이콥'이든 '모니카'든 아무 연고 없는 미국에 서로만 믿고 왔을텐데, 계획했던 것과 기대했던 것 만큼 일이 풀리지 않고, 아이는 약해서 항상 걱정되고.. 그냥 저런 대화를 하는 단계까지 오게된 부부가 너무 불쌍했다.

 

3. '제이콥'이 억지로 본인 집의 수도관을 끌어와 우겨먹기로 수확한 야채가 보관된 창고가 '순자'의 실수로 모두 불에 타는 장면

- 1번 장면과 연결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수도세를 내지 않으려 직접 우물을 파고, 우물의 물이 마르자 집 수도관을 끌어와 농장을 유지하고, 억지로 상황과 현실을 거스르고 얻은 야채들은 진정으로 얻은것이 아니라서(=쓸모가 없다) 다 불태워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4. '순자'의 실수로 창고가 불에 타면서, '제이콥'이 야채를 조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창고로 뛰어들고, 그런 '제이콥'을 구하기 위해서 '모니카'도 따라 들어가는 장면

- '아무도 구해주지 못했네'라고 말하던 관계를(2-2번 장면) 해소해 주었던 씬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런 위기가 오히려 서로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그래서 이 장면 이후로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관계를 그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5. 창고를 불에 태워버린 '순자'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집을 떠나려할 때, '데이빗'이 하염없이 달려서 '순자'를 막아선는 장면. '할머니 가지 마세요, 저희랑 같이 가요'

- 이전까지 '데이빗'에게 '순자'는 좋은 할머니가 아니였다. 다른 할머니들 처럼 빵을 굽지도 못하고, 케이크도 못 만들어주고, 말도 못하는 ('데이빗'에겐 영어가 모국어 일테니) 그런 이상한 할머니였다. 냄새나고 코고는.

그런데 할머니 같지 않은 '순자'할머니는 아빠 엄마와 다르게 자기가 오줌을 먹여도 이쁘다고 어디 때릴 곳이 있냐고 화를 내고. 뛸까말까 고민할 때, 그냥 뛰어보라고 다들 그렇게 자라는거라고, 천국가고 싶다는 기도도 하지말라고 하고 '데이빗'의 무조건적인 편이 되어준다.

이런 일련의 시간을 보내면서 '데이빗'에게 '순자'는 진짜 할머니가 되어 그렇게 떠나는 '순자'를 뛰어서 붙잡을 수 있던 것이 아니였을까 싶다.

 

6. '순자'가  '데이빗'에게 미나리는 누구나 심을 수 있다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그 심을 수 있는 환경? 만 있으면 누구든 할 수 있다고 설명해주는 장면

- '데이빗'이 아주 기를 쓰고 일군 농장의 채소보다, '순자'가 집근처 계곡? 같은데 그냥 씨만 뿌려서 심은 미나리가 엄청 잘 자란것을 보면서(심지어 따로 관리하지도 않음) 옳은 방법으로, 정당한 방법으로만 산다면 다 잘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 추가로 중간에 계속 그 미치광이 신도 미국 아저씨가 나오는데, 마지막 까지도 뭔가 사고칠 것 같아서 계속 주시했는데 아무일도 없었다. 맥거핀인 것 같았다. 혹은 '모니카'가 그 아저씨에게 '엑소시즘' 같은걸 부탁할 정도로 지친상태다? 라는 것을 표현해주려고 넣은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거핀. 소설이나 영화에서, 어떤 사실이나 사건이 매우 중요한 것처럼 꾸며 독자나 관객의 주의를 전혀 엉뚱한 곳으로 돌리게 하는 속임수.


영화 감상 이후 감독의 인터뷰를 몇개 찾아보고 '미나리'관련 내용을 읽어보았는데,  이 영화는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유년시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한다. '미나리'를 영화 주요 소재로 삼은 이유는 '미나리'는 어디에서든지 잘 자란다고, 마치 이 모습이 어떤곳을 가도 잘 버텨서 적응해내는 한국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라고 본 것 같았다.

 

'윤여정'배우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을 도운 '미나리'. 감정의 기복이 큰 영화는 아니지만, 시간이 된다면 한번쯤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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