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보]

2021년 전 세계가 기다린 
어느 한국 가족의 원더풀한 이야기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
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은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한예리)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함께 살기로 하고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담은 할머니가 도착한다.

의젓한 큰딸 '앤'(노엘 케이트 조)과 장난꾸러기 막내아들 '데이빗'(앨런 김)은
여느 그랜마같지 않은 할머니가 영- 못마땅한데…

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뿌리 내리며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희망을 찾아 미국 이민을 선택한 어느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로 2020년 선댄스영화제 드라마틱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등 세 배우 뿐아니라 아역 배우까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선보이며, 리 아이작 정 감독은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올랐던 데뷔작 <문유랑가보>(2007) 이후 오랜만에 화제의 인물이 됐다. 병아리 감별사로 10년을 일하다 자기 농장을 만들기 위해 아칸소의 시골마을로 이사온 아버지, 아칸소의 황량한 삶에 지쳐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픈 어머니, 딸과 함께 살려고 미국에 온 외할머니. 영화는 어린 아들 데이빗의 시선으로 그들의 모습을 포착한다. 각자의 입장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안간힘을 썼던 사람들의 정직한 기록이다. (2020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 남동철)

-출처 daum 영화-


사실, 아카데미 수상 소식 이전에도 이미 '미나리'라는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배우가 나오기에 꼭 보고싶었던 영화였다. 개봉 직후에는 여유가 없어서 관람하지 못했다가, 마침 기회가 생겨 감상하였다.

영화 분위기 자체는 잔잔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희망을 찾아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한 가족의 삶을 그리고 있다.


[인상 깊었던  장면]

1. '제이콥'이 자기가 일하는 공장 (병아리 암수 감별이 이루어지는)에서 아들 '데이빗'에게 수컷 병아리를 폐기하면서 나오는 공장 연기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장면.

- 수컷 병아리는 맛도 없고 질겨서 쓸모가 없어 폐기된다고, 사람은? 남자는? 쓸모가 있어야 된다고 쓸모가 없으면 안된다는 식으로 어린 아들에게 설명해준다.

여기서 '제이콥'이 가장으로서의 역할과 능력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것을 대충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장면은 영화의 맨 마지막 클라이막스의 장면과도 연결된다.

 

2-1. '데이빗'의 건강검진을 대기하던 중, '제이콥'이 가족의 미래와 안정보다 자신의 농장을 선택하면서 '자식들도 아빠가 성공하는 모습을 봐야지' 라고 말하는 장면. 이때 '모니카'가 대답한다. '누구를 위해서?'

- '뭐를 위해서?' 였는지, '누구를 위해서?' 였는지 헷갈리는데, 누구를 위해서가 맞는 것 으로 기억한다. 너무 공감되었다.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농장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봐야하는것인지. 자식들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은 본인도 잘 알고 있었겠지만, 차라리 솔직하게 내가 병아리 X꼬만 쳐다보는게 지쳐서 ('제이콥'은 병아리 암수 감별사다..) 내가 하고싶었던것을 하기위해서라고 말했으면 덜 실망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2-2. '제이콥'이 '서로를 구원하기 위해서 미국으로 왔는데, 결국 아무도 구해주지 못했네' 라고 말하는 장면 

- 대사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90%정도 저런 뉘앙스였다. 그리고 '미국에서 너무 자주싸워서 '데이빗'이 약하게 태어난건가' 라고 말하던 장면도 있다.

너무 비참했다. '제이콥'이든 '모니카'든 아무 연고 없는 미국에 서로만 믿고 왔을텐데, 계획했던 것과 기대했던 것 만큼 일이 풀리지 않고, 아이는 약해서 항상 걱정되고.. 그냥 저런 대화를 하는 단계까지 오게된 부부가 너무 불쌍했다.

 

3. '제이콥'이 억지로 본인 집의 수도관을 끌어와 우겨먹기로 수확한 야채가 보관된 창고가 '순자'의 실수로 모두 불에 타는 장면

- 1번 장면과 연결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수도세를 내지 않으려 직접 우물을 파고, 우물의 물이 마르자 집 수도관을 끌어와 농장을 유지하고, 억지로 상황과 현실을 거스르고 얻은 야채들은 진정으로 얻은것이 아니라서(=쓸모가 없다) 다 불태워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4. '순자'의 실수로 창고가 불에 타면서, '제이콥'이 야채를 조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창고로 뛰어들고, 그런 '제이콥'을 구하기 위해서 '모니카'도 따라 들어가는 장면

- '아무도 구해주지 못했네'라고 말하던 관계를(2-2번 장면) 해소해 주었던 씬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런 위기가 오히려 서로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그래서 이 장면 이후로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관계를 그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5. 창고를 불에 태워버린 '순자'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집을 떠나려할 때, '데이빗'이 하염없이 달려서 '순자'를 막아선는 장면. '할머니 가지 마세요, 저희랑 같이 가요'

- 이전까지 '데이빗'에게 '순자'는 좋은 할머니가 아니였다. 다른 할머니들 처럼 빵을 굽지도 못하고, 케이크도 못 만들어주고, 말도 못하는 ('데이빗'에겐 영어가 모국어 일테니) 그런 이상한 할머니였다. 냄새나고 코고는.

그런데 할머니 같지 않은 '순자'할머니는 아빠 엄마와 다르게 자기가 오줌을 먹여도 이쁘다고 어디 때릴 곳이 있냐고 화를 내고. 뛸까말까 고민할 때, 그냥 뛰어보라고 다들 그렇게 자라는거라고, 천국가고 싶다는 기도도 하지말라고 하고 '데이빗'의 무조건적인 편이 되어준다.

이런 일련의 시간을 보내면서 '데이빗'에게 '순자'는 진짜 할머니가 되어 그렇게 떠나는 '순자'를 뛰어서 붙잡을 수 있던 것이 아니였을까 싶다.

 

6. '순자'가  '데이빗'에게 미나리는 누구나 심을 수 있다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그 심을 수 있는 환경? 만 있으면 누구든 할 수 있다고 설명해주는 장면

- '데이빗'이 아주 기를 쓰고 일군 농장의 채소보다, '순자'가 집근처 계곡? 같은데 그냥 씨만 뿌려서 심은 미나리가 엄청 잘 자란것을 보면서(심지어 따로 관리하지도 않음) 옳은 방법으로, 정당한 방법으로만 산다면 다 잘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 추가로 중간에 계속 그 미치광이 신도 미국 아저씨가 나오는데, 마지막 까지도 뭔가 사고칠 것 같아서 계속 주시했는데 아무일도 없었다. 맥거핀인 것 같았다. 혹은 '모니카'가 그 아저씨에게 '엑소시즘' 같은걸 부탁할 정도로 지친상태다? 라는 것을 표현해주려고 넣은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거핀. 소설이나 영화에서, 어떤 사실이나 사건이 매우 중요한 것처럼 꾸며 독자나 관객의 주의를 전혀 엉뚱한 곳으로 돌리게 하는 속임수.


영화 감상 이후 감독의 인터뷰를 몇개 찾아보고 '미나리'관련 내용을 읽어보았는데,  이 영화는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유년시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한다. '미나리'를 영화 주요 소재로 삼은 이유는 '미나리'는 어디에서든지 잘 자란다고, 마치 이 모습이 어떤곳을 가도 잘 버텨서 적응해내는 한국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라고 본 것 같았다.

 

'윤여정'배우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을 도운 '미나리'. 감정의 기복이 큰 영화는 아니지만, 시간이 된다면 한번쯤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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